36계 인사이트 제 25화 - 반객위주(反客爲主)
36계 인사이트 제 25화 - 반객위주(反客爲主)
"현재 머물고 있는 자리에서 주인이 되기"
글 유일한(푸름인재개발원 원장)
다다른 곳에서 주인이 되다. 즉,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일터에서 회식을 하던 낮선 사물실을 방문하던, 다른 이와 회의를 하던 하루에도 수 없이 어색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가 많은 일상입니다.
저 또한 천성이 다소 내성적인 지라 낯선 자리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만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목적한 바에 따라 그 어색함을 숨기곤 하였습니다. 나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 까요?
오늘 소개 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36계중 병전계에 해당하는 반객위주에 대한 것입니다. 병전계는 상황이 좋지 않아 어제의 동병이라도 살아내기 위하여 배반을 하면서 까지라도 생존을 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적용하는 전략입니다. 직설적인 해석은 "손님이 오히려 주인 행색을 한다."는 것이지요. 중국 고전 속에 전해오는 사례는 무턱 다양한 것 같습니다. 한결 같은 내용인 즉, 어려운 처지에 처헀어도 상대가 가진 빈틈을 잘 노려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라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을 터이고 그러자면 아군이든 적군이든 속이거나 배반하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실리를 찾아 비겁하더라도 생존해야 한다는 시사점입니다. 고전 속의 사례보다는 오히려 저는 뻐꾸기의 탁란(托卵)을 통하여 반객위주라는 계책에 대한 시사점을 강하게 얻었던 것 같습니다. 뻐꾸기는 천성이 둥지를 만들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5월 번식기가 되면 탁란을 시킬 남의 둥지를 찾아내고 둥지의 주인인 그 어미 새가 자리를 비운사이 둥지 속 알을 하나 먹어 치우곤 거기에 딱 한 알을 낳고는 사라진다고 합니다. 계획 된 일인지 자연의 섭리인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남의 둥지에 있는 뻐꾸기 알은 하루 먼저 부화를 한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살펴보던 친모인 뻐꾸기는 부화한 새끼를 향하여 애절하게 울어 댐으로써 자신이 뻐꾸기임을 각인시킨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른 채 가모(假母)의 새는 먹이를 날라주며 열심히 키우게 됩니다. 다른 알보다 일찍 부화한 덕에 덩치며 힘이 더 센 새끼 뻐꾸기는 다른 새끼들을 밀어내며 결국 절대적 생존을 위한 환경을 만들게 됩니다. 그렇게 성장을 하고 어느정도 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주변에 머물고 있던 친모인 뻐꾸기를 따라 둥지를 떠나는 습성을 갖고 있답니다. 이것이야 말로 반객위주의 전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비록 정말로 얌체 같은 상황입니다만 종족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탁란을 통해 반객위주로 생존을 이어가는 뻐꾸기의 특성은 일말 애처롭기도 합니다. 지금 일터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빈번할 겁니다. 어제 내가 승진시키고 보살핀 후배가 오늘 나를 향해 칼을 겨누거나 실리를 쫒아 배반하거나 하는 일들로 반객위주의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큰 틀에서는 뻐꾸기의 탁란 처럼 자연 현상이라고 여겨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든 상처를 입고 큰 내상을 입는 것이 뻔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할리 데이비슨이라는 미국의 유명한 오토바이 제작사가 있습니다. 그들은 2차세계대전까지 군납을 하며 승승장구하지만 1980년대 전후하여 일본의 값싸고 품질 좋은 오토바이가 본토를 장악하게 되는 바람에 엄청난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고민 끝에 대안을 탐색해내는데 자신들의 특징인 중후장대한 바이크의 특성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문화적인 접근을 하지요. 즉 HOG라는 일종의 동아리 형태로 할리데이비슨 오너들의 모임(HOG)을 조성하여 유유상종하는 문화를 전과합니다. 휘장, 헬멧, 가죽자켓 등 HOG 멤버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서로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파노폴리이펙트(같은 무리에 속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를 구사하였다고 합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주말이면 강원도 둥지에 한 무리의 오토바이크 족을 쉽게 보곤합니다만 여럿이 큰 굉음을 내며 할거하는 자신을 보며 혼자서는 누릴 수 없으나 여럿이 모여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위기속에서 오히려 고객들에게 구매를 촉진한 전화위복을 하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 사례에서 HOG라는 프로그램은 뻐꾸기의 탁란처럼 오토바이라는 제품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 부가가치를 더하게 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반전의 주체가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일터는 늘 평화롭지 만은 않습니다. 주기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느닷없이 위기의 파고가 닥치고 나도 모르게 폭풍의 핵으로 빠져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