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인사이트 제 14화 - 병전계 : 상옥추제(上屋抽梯)
36계 인사이트 제 14화 - 병전계 : 상옥추제(上屋抽梯)
"지붕 위에 올라가게 한 튀에 사다리를 치운다."
글 유일한(푸름인재개발원 원장)
영화 '광해군'을 보면 왕과 닮은 저잣거리의 광대인 하선(이병헌)을 15일간 왕으로 대리를 시키고 도승지인 허균(류승룡)이 막후에서 조정하는 내용이 주된 테마로 이어진다. 이 영화의 절정은, 허균이 대리 왕을 이용해 반대 세력을 속이고, 그들 무리를 일거에 제거하는 반전의 장면일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 속내를 감추고 함정으로 유인하여 퇴로를 차단하는 방식인 상옥추제의 계책과 유사하다.
[고사 속의 상옥추제]
후한 말기, 형주의 유표에게 유비와 제갈량이 잠시 머물게 되었을 때의 상황이다. 유표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큰아들 유기는 전처의 소생이고 작은 아들 유종은 후처(계모)의 소생이다. 계모는 유기가 득세할 경우 자신과 유종의 신변이 근심되어 유기를 제거하고자 한다. 그녀는 유기의 행동을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모함하며, 그의 남편 유표가 자신의 어린 아들 유종을 편애하도록 하여 장자인 유기를 멀리하게 했다.
이에 유기는 자신의 처지가 매우 위험해졌다는 것을 느끼고 당시 유비를 따라 유표에 의지하고 있던 제갈량에게 궁지에서 벗어날 묘책을 얻고자 했으나, 제갈량은 누설될까 염려해서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다급해진 유기는 어느 날 높은 누각 위에 술상을 차리고 제갈량을 초대하고는 몇 잔 술이 돌고 난 뒤 유기는 누각의 사다리를 몰래 치워버리게 한 수(상옥추제) 제갈량에게 말했다. "제가 살아남을 비책을 가르쳐주십시오! 저 밖에 들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유기는 제갈량으로부터 가르침을 얻은 후 지방의 태수로 자원하여 게모의 술수에 말리지 않는 안전지대로 옮겨 갔다. 제갈량에게 생존의 계책을 얻기 위하여 유기는 절대 고립의 환경을 만들어서 소통을 시도했고 결국 살길을 찾을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상옥추제는 배려의 전략이다]
유기는 섣불리 조언하기 어려운 제갈량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배려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결국 소통의 양과 질이 조직의 분위기와 성과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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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소통스킬 : 상옥추제 = TPO전략]
흔히 소통의 전략으로 TPO. 즉, 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대응하라는 이야길 많이 듣는다. 유기가 제갈량에게 고민에 대한 담을 얻고자 했으나 늘 실패했다. TPO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유기는 상옥추제의 계책으로 TPO를 확보하여 제갈량이 말문을 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상옥추제의 계책을 펼치고자 한다면 현재의 이슈를 잘 분석하고 어떠한 상황(TPO)인지를 자세히 정리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체의 윤곽이 파악되지 않은 채로 지나서야 후회하는 "이랬을걸" 경우를 많이 봐왔다. 이 경우, 포스트모템(post-mortem)을 소개한다. 이는 원래 부검, 검시를 뜻하는 의학 용어다. IT업계에서는 어떤 개발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개발 과정을 문서나 토의 등의 방법으로 복기하는 과정을 뜻한다. 성공 요소나 다양한 문제점을 분석해서 관련자들의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준다.
[포스트모템 프로세스]
